소셜 미디어를 떠나는 사람들,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거대한 피드를 떠나, 더 가까운 연결을 찾아서

인터넷을 켜면 늘 설렘이 있었다. 블로그에서 친구들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페이스북으로 전 세계 소식을 훑으며 대화의 재미에 푹 빠지던 날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이 그 자리를 채우면서 더 넓은 세상과 손을 맞잡은 듯했다.
하지만 요즘은 그 설렘이 점점 옅어진다. 피드에는 광고와 익숙한 이야기만 스쳐 지나가고, 진짜 소통은 어디론가 숨어버린 느낌이다. 문득 궁금해진다. 사람들은 왜 소셜 미디어를 떠나고 있을까? 그리고 그 빈자리를 무엇이 채우고 있는 걸까?
피드 속에서 멀어진 대화들
한때 인스타그램을 열면 친구들의 소식을 보며 ‘좋아요’를 누르고, 스토리로 하루를 공유하는 것이 즐거웠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피드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브랜드 광고와 추천 콘텐츠가 피드를 채우며 예전의 인간적인 교류는 점점 사라졌다.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이걸 계속 봐야 하나?” 싶은 순간이 많아졌다.
The Verge 리서치에서도 사람들은 소셜 미디어가 광고와 반복되는 콘텐츠로 가득 차 있다고 느낀다고 응답했다. 피드를 내릴수록 피로감이 쌓이고, 정작 보고 싶은 소식은 점점 멀어진다.
그렇게 소셜 미디어가 흔들리는 사이, 바깥에서 다른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작은 공간에서 피어나는 연결
소셜 미디어가 멀어지자 새로운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취미를 공유하는 작은 온라인 모임에 들어가 봤는데, 몇십 명이 모여 사진과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었다. 또 다른 모임에서는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이 각자의 경험을 풀어놓고 서로 답을 주고받았다.
소셜 미디어에서 벗어난 이런 작은 공간에서 진짜 연결이 피어나고 있었다. 그 중심에는 이야기가 있었다. 누군가 올린 사진 한 장이 질문이 되고, 짧은 글이 대화를 만들어낸다. 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53%의 사람들은 ‘커뮤니티는 200명 이하가 적당하다’고 답했다. 그리고 그 중 90%는 글을 쓰지 않아도 소속감을 느끼고 있다. 광고가 아니라, 사람들의 경험과 공감이 연결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AI는 이런 공간에서 설 자리가 없다. 절반 가까운 사람이 AI 없는 모임을 원한다. 기업들도 이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 이제는 광고보다 직접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어 이야기를 나누려 하고, 79% 사람들은 이런 진정성 있는 기업의 소통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00만 명을 향한 광고보다, 100명과의 대화가 더 큰 영향력을 준다.

커뮤니티가 인터넷을 바꾼다
인스타그램을 내려놓은 날, 인터넷이 새롭게 보였다. 거대한 피드가 사라진 자리에는 작은 모임의 웃음소리와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퍼져나갔다. 사람들은 알고리즘이 아닌, 스스로 선택한 커뮤니티에서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소셜 미디어가 채워온 빈자리를 우리가 고른 이야기들로 채워가고 있다.
어쩌면 인터넷은 처음으로 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모두가 열린 공간에서 자유롭게 떠들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각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작은 공동체를 찾고 있다.
더 이상 소셜 미디어가 모든 것을 지배하지 않는 시대, 우리는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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